본문 바로가기

기초과학 중심 물질이 사라진다면 정보는 남을까?— 정보보존의 법칙과 블랙홀 패러독스

📑 목차

    블랙홀은 정보를 삼키는 듯 보이지만, 현대 물리학은 정보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고 본다. 홀로그래피 원리와 양자 얽힘에 따르면 물질은 소멸해도 정보는 형태를 바꿔 우주에 남는다.

    블랙홀은 정보를 삼키는 듯 보이지만, 현대 물리학은 정보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고 본다. 홀로그래피 원리와 양자얽힘에 따르면 물질은 소멸해도 정보는 형태를 바꿔 우주에 남는다.

    1. 물질이 사라져도 ‘정보’는 남는가 — 문제의 시작

     다. 하지만 물리학은 훨씬 더 엄격하다. 양자역학과 열역학의 기본 원리는 우주에서 정보는 완전히 사라질 수 없다고 말한다. 이 원리를 정보보존 법칙(information conservation)이라 부르며, 이는 입자의 상태, 스핀, 에너지 배열 같은 모든 미시적 정보 총량이 우주 전체적으로는 보존된다는 매우 근본적인 주장이다.

    그러나 이 원리를 뒤흔드는 존재가 등장한다. 바로 블랙홀이다. 물질을 삼키고 아무것도 내놓지 않는 듯 보이는 블랙홀은 “과연 떨어진 물질의 정보는 영원히 사라지는가?”라는 모순적 질문을 만든다. 이것이 유명한 블랙홀 정보 패러독스이며, 현대 이론물리학을 근본에서 흔든 난제이다.

    2. 블랙홀은 진짜로 정보를 없애는가 — 호킹 복사의 충격

    기초과학 중심 물질이 사라진다면 정보는 남을까?— 정보보존의 법칙과 블랙홀 패러독스 1970년대, 스티븐 호킹은 블랙홀도 양자효과로 인해 방사선을 내뿜으며 서서히 사라진다는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를 예측했다. 문제는 이것이다.
    블랙홀에서 빠져나오는 호킹 복사는 완전히 무작위적인 열복사 형태라서, 블랙홀에 떨어진 물질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정보가 들어 있지 않다. 즉, 블랙홀은 정보를 먹고, 사라지며, 그 정보도 함께 소실시킨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양자역학은 정보 소실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런 모순은 물리학의 두 기둥—양자역학과 일반상대성이론—이 서로 충돌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만약 블랙홀이 진짜로 정보를 파괴한다면, 양자역학의 근본 원리(단위성, unitarity)는 붕괴한다. 반대로 정보가 보존된다면, 블랙홀의 내부 구조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은 전부 수정되어야 한다. 이 문제는 이론물리학계에 수십 년간 계속된 논쟁을 불러왔다.

    3. 정보는 어디에 숨어 있는가 — 홀로그래피와 양자중첩의 힌트

    기초과학 중심 물질이 사라진다면 정보는 남을까?— 정보보존의 법칙과 블랙홀 패러독스 1990년대 이후 등장한 해결 실마리 중 가장 강력한 것은 홀로그래피 원리(Holographic Principle)다. 이 원리는 “어떤 공간의 모든 정보는 표면에 기록될 수 있다”는 놀라운 주장을 담고 있다. 즉, 블랙홀 내부로 들어간 정보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이벤트 호라이즌 표면의 미시적 요동에 정보가 부호화되어 남는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연구는 호킹 복사가 완전히 무작위가 아니라, 극도로 복잡한 양자 얽힘(entanglement) 패턴을 통해 블랙홀 내부 정보와 연관된다는 “양자 정보 복구 가능성”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블랙홀은 정보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극도로 난해한 방식으로 변환하여 외부로 다시 내보낸다는 결론이 유력해졌다. 즉, 세계의 모든 정보는 결국 어디엔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4. 우주의 마지막 순간에서 정보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기초과학 중심 물질이 사라진다면 정보는 남을까?— 정보보존의 법칙과 블랙홀 패러독스 만약 우주가 언젠가 열적 죽음에 도달하거나, 블랙홀이 모두 증발해 마지막 하나의 광자만 남는 상태가 오더라도, 우주의 정보 총량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현재 이론물리학의 가장 강력한 결론이다. 물질이 해체되고 입자가 흩어져도, 그것들의 상호작용 기록—즉 정보—는 양자 상태의 꼬임 속에 남아 우주의 구조를 정의한다. 이는 한 가지 근본적인 사실을 말해준다. 물질은 우주의 주인이 아니다. 정보가 우주의 근본 단위다. 우리는 물질의 형태를 빌려 존재할 뿐, 본질적으로는 정보의 흐름이자 패턴이며, 우주는 그 패턴을 보존하기 위해 스스로의 법칙을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물질이 사라져도 정보가 남을까? 현대 물리학의 대답은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그렇다. 물질은 사라져도 정보는 우주 어딘가에서 형태를 바꾸어 계속 존재한다.